Text 1/홍일점 (完)

[엑소 역하렘 빙의글] 홍일점 06

큥큥 뛰어다녀 2017. 3. 6. 16:51



홍일점













어마어마하게 힘들었던 주말이 끝나고, 드디어 학교가는 월요일이 다가왔다. 아, 젠장... 차라리 주말이 더 나은 것 같아, (당연한 소리) 이렇게 일찍 일어나려고 하니까 몸이 내 말을 듣질 않았다. 어제 오빠의 그 광경을 보고 나서 그런가, 얼른 이 비밀인듯 비밀아닌 비밀 같은 사건을 해결하고 싶어서 학교에 오자마자 얼른 민석 오빠를 찾아갔는데, 하하, 이 오라버니 아직 학교에 오지도 않았군. 



"어제 오빠한테 물어보니까, 진짜 둘이서 만났나 본데?"


"근데 둘이 만나면 안돼?"


"아, 안되는 건 아니고. 오빠가 나한테 남자 만나지 말라고 되게 뭐라고 했단 말이야. 그럴 때마다 내가 오빠도 여자 만나지 말라면서 그렇게 말하면, 알겠다고 그러거든. 드디어 협박할 게 생겨서 졸라 기분 좋을 뿐이지."



그냥 헛걸음 했다는 생각에 다시 반으로 들어와보니, 경수가 나한테 어제 일을 묻고 있는데, 꺅 너무 좋다. 옆에 있던 박찬열은 우리 얘기를 웬일로 가만히 듣고 있다가, 현아 누나? 하고 조금은 놀란 기색으로 물어왔다. 여자 얘기라서 관심이 생기는 건가? 했는데, 난 순간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어, 나 그 누나랑 사귀었었는데."


"...뭐?"



깜짝 놀라서 경수를 바라보는데, 경수는 되게 아무렇지 않게, 아 말 못했네, 라면서 뒷머리를 긁적여 왔다. 아, 되게 당황스럽네. 이 일이 모든 사람과 엮일 줄은 몰랐어. 그 현아 라는 언니가 얼마나 대단한 언니길래... 와, 되게 친해지고 싶다. 





***





-"아, 그 언니 알아. 되게 유명하잖아. 근데 그 언니 우리 학교 다녔었는데?"


"...엥?! 미친, 생각보다 되게 가까운 사이였네...?"


-"그렇지. 우리 1학년 입학 했을 때, 그 언니는 졸업해서 보진 못했겠지만."



점심을 마구자비로 먹고, 반 앞에서 바깥을 보면서 혜리와 전화를 하고 있는데. 와 나랑 같은 학교였을 줄이야, 놀랍다. 그리고 언제 온 건지, 아까 전부터 내 옆에서 같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응응 하고 대답하고 있는 변백현 모습에 살짝 당황을 하다가 그새 적응이 됐는지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다. 



"네 친구들은 어딨는데?"


"걔네 버리고 왔어. 민석이 형 아까 봤는데."


"그래? 야, 근데 그 현아 언닌가 그 사람 내 예전 학교에 다녔었데. 너 알고 있었어?"


"아니? 나 그 누나랑 별로 안 친해서. 좀 무섭게 생겼잖냐. 너처럼 귀여우면 좋은데."



헛소리 한다, 라며 3학년 층으로 올라가니, 민석 오빠가 oo야 하면서 내 이름을 불러왔다. 오빠한테 가서 현아 언니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오빠가 먼저, 미안하게 됐다 라면서 진지하게 사과를 하더라? 아니, 나한테 왜 갑자기 사과지? 이 오빠 나 몰래 과자 뺏어 먹은 건가?



"우리 누나, 준면이랑 사귄다고 하던데... 내가 미안하다, 좋은 오빠를 뺏어가서."




"...오빠 도대체 무슨 소리지? 내가 그 언니한테 미안할 뿐인데..."



어쩌다보니 서로에게 미안하다면서 사과를 했다. 아니, 그나저나 진짜 사귈 줄은 상상도 못했네. 이 오빠가 나보고는 남자 만나지 말라고 했으면서, 지는 맨날 천날 여자들 만나고 난리야. 그 여자들은 도대체 무슨 죄길래... 특히 민석 오빠 누나는, 정말 무슨 잘못일까. 다음에 만나게 되면 꼭 정식으로 사과해야겠다. 


학교가 마치자 마자 만나자고 약속했던 혜리와 우리집 앞 카페에서 만났는데, 오랜 만에 만나서 얼마나 좋던지. (물론 오랜 만은 아니지만) 거기서도 신나게 우리 오빠 욕을 해대면서 시간을 보냈다. 역시 우리 오빠는 암만 욕을 해도 소재가 떨어질 생각을 안해! 멋있는 사람이야.



"와, 근데 진짜 현아 언니랑 사귈 줄은 몰랐네. 너 보고는 맨날 남자친구 만들지 말라면서."


"야, 그니까! 어이가 없어서. ...그 언니도 참 불쌍해, 우리 오빠 같은 사람 만나고."


"..."


"아니, 눈이 너무 낮은 거 아니야? 저번에 그 언니 얼굴 봤을 때 너무 아까워 보였는데, 안 그래? 왜 말이 없냐."


"...야, 저기 그 언니 아니야?"



혜리가 아무 말이 없고 나만 말하는 것 같아서, 내 말 듣고 있냐며 물었는데 혜리가 내 뒷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기 그 언니 아니냐며 물어오길래 바로 뒷목이 꺾이도록 고개를 돌렸는데, 헐! 진짜네! 




"혼자 저렇게 카페에 와도 어쩜 저렇게 분위기가 나냐..."


"너 그새 팬 됐어? 말이라도 걸어보지 그래, 새언니 될 수도 있는데."


"안돼! 그런 끔찍한 소리 하지마, 저런 예쁜 언니 인생을 우리 오빠 때문에 망치게 할 순 없잖아. 그나저나 이 오빤 뭐하길래, 언니를 혼자 냅둬?"



어느 새, 난 알지도 않은 현아 언니의 편을 들면서 우리 오빠를 깎아내렸다. 하핫, 너무 재밌는 걸? 그러다가 몇 분이 지나니까, 우리 오빠가 헐레벌떡 카페 안으로 들어오더라. 와, 쪽팔려가지고. 감히 여자를 기다리게 해? 집에서 교육을 좀 시키던가 해야지, 저렇게 하다간 금방 차이겠다.


혜리와 헤어지고 바로 집으로 와, 오빠가 오기를 기다렸는데 오빠가 힘이 쭉 빠진 모습으로 집에 들어왔다. 놓칠세라, 얼른 내 옆에 앉아보라면서 소파를 손바닥으로 톡톡- 쳤다. 오빠는 날 본 채도 안하더니, 바로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아나, 오빠! 여자친구랑 만나기로 했는데, 늦는게 말이 돼?"


"아, 너 오늘도 훔쳐봤냐? 학교에서 벌청소 하느라고 힘들었거든."


"얼씨구? 힘들면 늦어도 되냐? 그럼 나도 힘들면 남자친구 만들어도 됨?"




"꺼져."


"오빠 나 좋아해? 남자친구 만나는 걸 왜 이렇게 싫어한데?"



이정도 됐으면 우리 오빠가 정말 날 좋아하는게 티가 난다. 뭐야, 겉으로는 개 틱틱 거리면서 속으로는 여동생을 아끼는 멋있는(?) 오빠였구만? 아니, 일단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오빠, 여자를 그렇게 기다리게 하면 못 써. 혹시 언니 앞에서 담배도 피고 그러냐?"


"안 피거든, 너나 피지마. 남자들이 담배피는 여자 얼마나 싫어하는 지 아냐?"


"얼씨구? 남자 만나지 말라면서?! 앞, 뒤 안 맞는 소리 자꾸 할래? 미친 놈..."



오늘따라 말빨이 좀 잘 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약 1시간 가량 오빠에게 여자친구에게, 어떻게 행동해라 라면서 훈련을 시키고 나니 나도 힘들어서 오빠 카드로 몰래 치킨을 긁었다. 물론 오빠한테 1초 만에 문자가 날라가서, 내가 그 치킨이 될 뻔 했지만 아무렴 어때. 





***





다음 날, 점심시간이 돼서 분위기 좋게 경수랑 같이 바나나 우유를 마시면서 운동장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게 날라와서 우리 둘 사이를 방해했다. 어이없어서 순간 욕바가지가 튀어나올 뻔 했는데 꾹- 참고, 괜히 나오지도 않는 미소를 보여주며 웃으니, 저기 현아 누나다! 하면서 큰소리를 질러왔다. 



"뭐!?"



깜짝 놀랐지만, 난 빠르게 운동장으로 다시 고개를 돌려 현아 언니가 어딨는지 스캔을 했다. 역시 예쁜 얼굴이라 그런지, 운동장에 있어도 그 누구보다도 빛이 나더라. 난 망설임 없이 재빨리 운동장으로 뛰어 나갔다. 5층에서 1층까지 약 1초만에 날라온 듯. 



"어? 너 oo네!"



근데 나가자마자 어떻게 아는 척을 하지, 하면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게 운이 좋은 건지, 아니면 안 좋은 건지. 일단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겠다. 갑자기 현아 언니가 나한테 다가오면서, 내 이름을 불렀다. 순간 당황해서 내 이름이 oo가 맞던가, 하면서 무아지경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정신줄이 돌아왔다. 



"어, 언니 저 아세요?!"




"그럼, 당연히 알지. 너 준면이 동생이잖아! 준면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 예쁜 동생이라고."


"네...? 예쁜, 예쁜 동생이요?"



아, 혹시 이 언니 김준면이 아니라 최준면이라던가, 박준면, 강준면, 이런 사람이랑 사귀고 있는게 아닐까? 아, 그 사람한테도 여동생이 있는 건가? 나와는 다르게 정말로 예쁜 동생이...? 아, 아니지... 아, 복잡해! 김준면 이 인간은 다른 사람한테 내 얘기를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야?!



"준면이가 너한테는 별로일지 몰라도, 다른 사람한테는 너 칭찬 엄청 하고 다녀. 깜짝 놀랐다니깐?"


"...진짜요?"



나를 뒷따라 변백현이랑 경수랑 박찬열까지 내려왔는데, 경수랑 박찬열은 익숙하게 현아 언니한테 인사를 건넸다. 아니, 근데 박찬열이랑 사귀었다면서 저렇게 자연스러워도 되는 건가...?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아 언니의 귓가에 대고, 언니 박찬열이랑 정말 사귀었어요? 하고 물었다. 




"아, 그거~? 찬열이가 나보고 자-꾸 사귀자고 졸라대길래, 하루만 사겨줬지. 얘, 너 그거 아직도 기억하고 있니?"


"...아, 누나! 그걸 말하면 어떡해. 비밀인데, 그거."


"아... 썅, 박찬열 네가 그럼 그렇지."



그래, 그럼 그렇지. 박찬열 같은 애가, 이렇게 예쁜 현아 언니랑 사귀었을 리가 없지. 내가 도대체 여태동안 무슨 오해를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난 그게 중요한 게 아니였다. 우리 오빠가 남에게 내 칭찬을 하고 다닌다는 말에 아직까지도 충격을 먹어서, 왠지 오늘 밤은 집에 못 들어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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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준면이가 여주 자랑을 하고 다닌다니>,< 츤데레 준면!!!